「양평시민의소리」에서 작가 김용만의 장편소설 『미친 사랑』을 4월 9일부터 인끼리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미친 사랑』은 지난 1994년 『인간의 시간』이란 제목으로 출간했던 장편소설을 전면 개작한 작품으로 3인칭 소설이 1인칭 소설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자식은 이제 내 꿈을 안겨줄 희망이자 분신이야”

멀다는 것은 공간 개념이며 그 공간을 영원의 개념으로 여겨온 나였다. 그런 생각은 내가 어릴 적부터 품어온 일종의 신앙이나 진배없었다. 내 그 신앙은 아버지에게서 유래되었다. 아버지는 늘 하늘을 좋아했고 하늘을 동경하며 살아왔다. 그런 아버지의 영혼이야말로 더없이 향기로운 내 영양소였다.

 

영원한 이름

 

시국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직원들은 매일 출동하거나 아니면 근무지에서 대기했다. 하지만 나는 대기근무가 좋았다. 그걸 핑계대고 되도록 파출소에서 먹고 잤다. 어쩌다 애가 보고 싶어질 때만 잠시 들르곤 했다. 그날도 닷새 만에 가보는 집이었다.

집에 도착했을 때 미나는 배를 방바닥에 깐 채 누워 있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캄캄한 구석방에서 숨을 죽인 채 앉아 있었다. 두 노인의 쭈그리고 앉아 있는 모습이 영락없이 유치장에서 구류를 사는 경범자이거나 아니면 시립 보호소로 붙들려온 행려병자 같았다. 남의 식당에서 밥을 먹고 밥값이 없어 걸려든 경범죄 처벌법 위반자, 남의 쓰레기를 뒤져먹고 다니다 실려온 의지할 곳 없는 행려병자. 그 주눅 든 표정을 보고 순간 나는 새삼 가슴이 찔렸다.

안방은 크고 환했다. 가구도 호화스러웠다. 미나가 장만한 가구였다. 그녀는 나를 보자 누운 채 배시시 웃었다. 악다구니부터 퍼댈 줄 알았는데 뜻밖이었다. 보나마나 시부모를 한차례 닦달한 모양이었다. 그녀는 시부모를 닦달하고 난 뒤에는 내게 그런 어색한 미소를 매달곤 했다. 하지만 나는 미나를 나무랄 수 없었다. 시부모에게 행패부린 걸 나무라면 또 집 안이 발칵 뒤집힐 것이었다. 우선 이웃이 창피했다.

“아침은 들었수?”

“......”

“어디서 먹었죠?”

“뻔히 알면서 그걸 왜 물어?”

“당연히 알아야죠. 당신의 아내니까.”

“파출소.”

“비번이잖아? 내가 차려주는 밥상이 싫다, 이거겠지.”

“요즘 비상인 걸 몰라?”

“비상이라고 집에 와서 밥도 못 먹어요?”

“업무 특성을 알면서 그래?”

“그 업무 핑계야말로 편리한 변명거리죠.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공짜로 밥먹을 수 있고, 공짜로 잠잘 수 있고, 버스 공짜, 전차 공짜, 기차 공짜에, 용돈이 궁하면 와이로 뜯으면 되겠다, 술집 계집과 흥청거리고도 업무 핑계대면 그만. 정 없는 여편네 따돌리기 십상인 직업이지.”

“꼭 춘향전 한토막 같군.”

방구석에 앉아 담배만 빨던 내 입에서 피식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런데 그 멋대가리 없는 웃음은 금방 미나의 기분을 달뜨게 했다. 명랑해진 그녀는 아기 머리가 장군머리처럼 생겼다며 수다를 떨었다.

“장군머리면 어떻고 쫄자머리면 어때. 나는 그런 것 관심 없어. 당신 속에서 나온 애니까 당신 멋대로 키우라고.”

그런 말은 다분히 위약적인 말이었다. 자식에 대한 애정을 그대로 내비칠 경우 미나는 자칫 자식을 공격무기로 삼을지 모를 일이었다. 앞으로 화가 날 때마다 아기한테 젖을 굶긴다거나 애를 일부러 울려서 자기를 괴롭힐 게 틀림없었다. 그래서 무관심한 척은 하지만 내게 있어 자식은 이제 내 꿈을 안겨줄 희망이고 분신이나 다름없었다.

나는 자식의 이름도 내가 좋아하는 글자를 택해 지어주려 했다. 애의 이름을 지을 당시 미나는 제 의향대로 짓겠다며 고집을 부렸지만 나는 자식의 이름만큼은 양보할 수 없었다. 아기가 태어난 지 두 달이 자나도록 호적에 올릴 이름을 짓지 못하는 것도 그 갈등 때문이었다. 물론 애 이름을 임의대로 지어 호적에 올릴 수는 있었다. 하지만 아무 때고 미나가 사라지게 되면 사생아로 입적시키고 싶었던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 더구나 미나는 애 이름을 올릴 때 자기의 호적신고도 같이 올리자고 조를 게 뻔했다.

“어서 애를 호적에 올리자구요.”

미나가 또 애 이름을 들먹였다.

“호적에는 나중에 올려도 된댔잖아.”

“그럼 이름이라도 지어놔요.”

“…….”

“다른 애들은 태어나기 전부터 짓는다는데 그냥 애기라고 불러 쓰겠어요?”

“좋아, 그럼 이름을 짓자고. 그 대신 내가 지을 거야. 내 입맛에 맞는 이름으로.”

“안돼요, 내가 지을래요. 호적에 늦게 올리는 건 양보했지만 이름만큼은 내가 지을래요. 벌써 생각해 둔 이름이 있어요. 충성충자에 나라국자요. 그래야 나라에 큰 인물이 되죠.”

미나가 지은 충국이라는 이름은 돌림자를 무시한 이름이었다. 그녀가 돌림자인 가운데중자를 무시한 속내는 우리 집안의 구질구지란 형편을 얕보고 한 짓이었다. 그처럼 지지리 못살고 궁색한 집안의 항렬을 굳이 끼워넣을 필요가 있느냐는 고집이었다. 나는 기꺼이 항렬자 생략만은 양보해 주었다. 미나의 뜻에 따라주어서가 아니라 나름대로 그럴 이유가 있어서였다. 솔직히 그깟 항렬이 무슨 소용인가.

“충신보다도 더 위대한 이름이 있어.”

나는 미나의 말을 들은 둥 만 둥하며 내 의견을 내세웠다.

“뭔데요? 세계를 빛낼 이름요?”

충신보다 더 위대한 이름이 있다는 말에 미나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우주를 다스릴 수 있고 영원히 살 수 있는 이름.”

내가 황당한 말을 꺼내자 미나의 눈이 더 커졌다. 그녀는 장난삼아 그런 이름이 뭐냐고 캐물었다. 내가 신이 될 수 있는 이름이라고 부연 설명하자 그건 너무 허황되고 실속이 없다며 충국이란 이름을 고집했다.

“그런 이름이 없으니까 만들어보자는 거야. 나는 우리 아들을 꼭 신으로 만들 거야.”

“농담하지 말고 충국이라고 지어요. 만인이 우러러보게요.”

“진정한 충신은 만인이 우러러보라고 충신 되는 게 아냐. 남한테 칭찬 듣고 싶어 효자 되는 게 아니듯. 칭찬듣고 싶어 효자되겠다면 그건 효자가 아니잖아. 당신 오빠도 돈 벌고 싶어 혁명 일으킨 게 아닐 테고. 돈 벌려고 혁명 일으킨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테니까.”

“엉뚱하게 비꼬지 말고 뜻 깊은 이름을 택하자고요.”

“이봐, 자식을 신으로 만드는 것보다 더 실속 있는 이름이 어딨어. 충자나 국자가 들어가는 이름은 허영일 뿐이라고. 공연히 자식 간덩이만 켜준단 말야. 그럴 바에야 차라리 큰대자 훔칠도자로 지어서 큰 도둑을 만드는 게 훨씬 낫지.”

“신을 만드는 건 더 허영일 텐데?”

미나가 톡 쏜다.

“내가 말한 신이란 우리 아버지처럼 바보 같은 인간을 뜻해. 우리 아버지는 늘 별만 세다가 그 별에 가보기만을 소원하셨거든. 그러니 얼마나 검소하신 분야.”

“헛소리 말고 무슨 자와 무슨 자로 지을 건지 그거나 어서 말해봐요.”

“별성자와 멀원자.”

“별성자라면…….”

미나는 별성자가 들어간다는 말에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모양이었다. 다만 멀원자에 대해서만 이유를 달았는데 같은값이면 으뜸원자를 넣지 왜 그런 엉뚱한 글자를 넣느냐며 불만을 표시했다. 나는 거기에 대해서도 먼 뜻의 글자는 으뜸이란 뜻의 글자보다 훨씬 실속 있는 글자라고 구구한 별명을 늘어놓았다.

멀다는 것은 공간 개념이며 그 공간을 영원의 개념으로 여겨온 나였다. 그런 생각은 내가 어릴 적부터 품어온 일종의 신앙이나 진배없었다. 내 그 신앙은 아버지에게서 유래되었다. 아버지는 늘 하늘을 좋아했고 하늘을 동경하며 살아왔다. 그런 아버지의 영혼이야말로 더없이 향기로운 내 영양소였다.

내가 철들 무렵이었다. 아버지는 별빛이 쏟아지는 여름밤이면 마당에 멍석을 펴놓고 앉아 별을 세어보곤 했다. 하나여, 둘이여, 셋이여, 넷이여, 다섯이여 하며 별을 세는 아버지의 음성은 숫제 노랫가락이나 진배없었다. 아버지는 그렇게 흥을 돋움으로써 머슴살이로 지친 하루의 피로를 풀곤 했다.

 

  
 

“죽을 때까정 세봐두 다 못 셀 거여. 웬놈의 별이 저러키 많댜. 온 세상 반딧불을 다 모아두 저 만큼은 안될 틴디.”

아버지는 별을 세다 지치면 그런 말로 투정을 부렸다.

“그럼요, 세상 반딧불을 다 모아도 별 숫자의 반에 반도 못되죠.”

나는 별의 숫자를 아버지가 이해하기 쉽도록 반에 반이란 말로 계산해 버렸다. 온 세상 반딧불을 모두 세어본 사람도 없거니와 정말 별의 반 만큼한 숫자가 될지 모를 일이었다.

“헌디 저놈의 별이 자꾸 새끼를 치는겨? 반딧불처럼 말여.”

“새끼 치는 게 아니고 애초에 많이 생겨난 거예요. 애초에 얼마나 많이 만들어냈는고 하면요, 지금 눈에 보이는 별은 안 보이는 별의 반에 반에서 또 반에 반도 안 된다고요.”

“안 보이는 별이 그렇게 많은 거여? 그런디 그것들은 워째서 안 보인다는 거여?”

“너무 멀어서 안 보여요.”

아버지는 아들의 말에 눈만 끔벅거렸다. 아들이 멀다고 한 곳이 얼마나 먼 곳인지 거리를 헤아려보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그 별들은 아무래도 재볼 수 없는 곳에 있을 것만 같았다. 여느 보이는 별 같으면 어렴풋이나마 거리를 잴 수 있을 텐데 보이지 않는 별은 하늘 너머에 숨어 있어 거리를 가늠할 수가 없었다.

명주실로 몇 타래나 될까?

보이지 않을 만큼 멀고먼 별이라면 그 별은 참으로 이상맹랑한 하늘에 박혀 있을 것이었다. 그곳에는 구름도 없고 하늘 색깔도 푸르지 않을 것만 같았다. 도저히 명주실로는 재볼 수 없는 먼 곳, 그런 곳에 또 별이 있다니 아버지는 하품이 나올 지경이었다.

한번 그 하늘에 올라가 봤으면 …….

아버지의 공상은 어느새 거기까지 미치고 있었다. 아주 멀고먼 곳, 까마득히 먼 곳, 캄캄하게 먼 곳, 거기에 박혀 있는 별은 어떻게 생겼을까? 그곳은 죽어서나 가볼 수 있는 곳일까? 그곳에 가면 머슴살이도 면하고 호강할 수 있을까?

“헌디 그 별은 워째서 그렇게 먼 디에 가 있댜?”

아버지는 궁금증을 달래다 못해 내게 물었다. 나는 그런 별들은 태초부터 그렇게 먼 곳에 있는 거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아버지는 태초가 뭐냐고 물었다. 태초란 하느님이 처음 우주를 만들었을 때라고 말하자 이번에는 우주가 뭐냐고 물었다. 아버지는 우주란 말이 몹시 궁금한지 고개를 갸우뚱거리기도 했다. 나는 아버지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예를 들어서 설명했다.

“우주란 뭔고 하니요, 저 별들이 잔뜩 들어 있는 허허한 공간을 말 하는데요, 가령 우리집 안방을 우주라고 하면요, 방구석에 놓인 이불 궤짝, 횃대에 걸린 옷, 윗목에 놓인 요강단지, 벽에 걸린 빗자루, 등잔과 석유병, 재떨이와 담뱃대 등은 모두 별이다 그 말에요. 그리고 아버지가 아랫목에 누워 계신다고 하면 아버지의 몸도 역시 별이고요. 다만 그 허섭쓰레기들이 방바닥이나 벽에 늘어붙어 있지 않고 방 허공에 둥둥 떠 있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이잉 그렇구먼. 그렁게 별이란 건 둥둥 떠 있는 거구먼? 하늘이란 것두 천장 같은 게 아니고 빈 항아리 속처럼 훵헌 거구? 허면 안 보이는 별두 둥둥 떠 있다는 거여?”

“그럼요, 모든 별은 허공 같은 우주 속에 둥둥 떠 있는 거죠. 이 지구도 둥둥 떠 있는 거구요.”

나는 아버지에게 더 많은 천문지식을 가르쳐드리기 위해 사람이 살고 있는 이 지구도 별이란 말을 덧붙였다. 그러자 아버지는 산과 들과 바다가 있는 이 땅덩어리도 별이냐고 놀라워했다. 나는 자랑스럽게 그렇다고 대답했다.

“알다가두 모를 일이여. 그런디 워째서 하늘에 있는 별처럼 반짝거리지 않는 거여?”

“이 지구도 하늘에 올라가서 보면 빛이 난다고요. 햇빛을 받아서 그래요. 달도 빛나는 게 햇빛을 받아 그런다고요.”

“참말루 알아듣기 힘들구먼. 그렁게 공부는 헐수록에 어려운 벱여.”

“아버지.”

“왜?”

“저는 이담에 커서 우주를 연구하는 천문학자가 될래요.”

“그려, 천문학자가 뭔지는 몰라두 공부 잘혀서 그것 혀봐.”

아버지는 쉰세 살에 낳은 늦동이 외아들의 말재간이 마냥 귀여웠다. 나는 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릴 양으로 자랑스럽게 말했다.

“아버지, 제가 천문학자가 되면 아버지는 뭐가 되는지 아세요?”

“뭐는 뭐여, 농사꾼밖에 더 되겄어.”

“그게 아니고요, 위대한 과학자를 낳은 위대한 아버지가 된단 말에요.”

“얼래, 내 팔자가 그러키 훤히 피는겨?”

“그럼요, 임금만큼요.”

“얼래 임금만큼이나?”

아버지는 헤헤벌죽 웃었다. 바보 같은 웃음이었다. 하늘의 달과 별을 삼키려는 미련스런 웃음. 그런 웃음을 소유한 분이기에 아버지는 머슴살이를 하면서도 슬픔을 몰랐다.

아버지와의 옛 추억을 더듬던 나는 더욱 애 이름에 뭘원자를 넣고 싶었다. 어떻게든 아이의 이름을 아버지의 이미지와 결부시켜 지어주고 싶었다. 나는 미나에게 멀원자의 의미를 계속 설명해 주었다. 하지만 미나는 설명을 듣고 나서도 멀원자를 으뜸원자로 바꾸자고 우겼다.

“자식 이름에 그런 아리숭한 글자를 붙일 순 없어요.”

미나의 반대 이유는 그러했다. 멀원자는 도무지 이해가 안 갈 뿐만 아니라 어떻게 생각하면 재수없는 글자 같기도 했다. 멀다는 것이 공간 개념이라면 공간은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 아닌가. 어떻게 생각하면 자식의 존재 자체를 깡그리 무시하자는 이름 같기도 했다. 별성자야 좋은 글자가 아닌가. 별은 크고 높기 때문에 모든 것의 으뜸이고 나라를 다스리고 세계를 다스린다는 뜻과도 일맥상통할 뿐만 아니라 실제 별성자가 들어가는 이름이 많았다. 별의 광채만큼이나 빛나는 이름, 별의 크기만큼이나 너른 이름, 별의 높이만큼이나 존경받는 이름. 그런데 하필 아득하고 희미하고 아예 보이지 않는 글자를 넣어 그 신성한 별성자를 망가뜨리다니.

“안돼요, 그건 절대 안돼요. 너무 재수없고 방정맞아요. 공간의 뜻은 너무 허무하다고요. 그러니 으뜸원자로 넣어요.”

“이 사람 참 속이 좁네. 허무를 깊이 느낄 줄 알아야 큰 인물이 되는 법야. 그래야 당신이 이름 짓자던 충국이나 혁명 주체세력보다 더 훌륭한 인물이 된다고. 텅 빈 공간에 자꾸 알맹이를 채우고 그 알맹이에 의미를 부여하려는 노력, 그런 고통을 겪다보면 진짜 훌륭한 사람이 되는 거야. 그러다 보면 우리 아버지처럼 신이 될 수도 있고. 이제 알겠어?”

“이 인간 확실히 미쳤구먼. 미쳤으니까 애 이름 짓는데 재수없는 말로 장난치지. 남의 집 머슴되는 게 훌륭한 사람되고 신이 되는 거라고?”

미나는 버럭 화를 냈다. 하지만 나는 정색을 하며 꼭 멀원자를 넣어 이름을 짓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자식의 이름만큼은 결코 양보할 수 없었다. 미나의 의향에 맞는 이름을 택할 경우 애가 그녀의 자식임을 확인시켜 주는 것만 같았다. 그처럼 끝까지 고집을 부리는 내게 미나는 애 이름을 양보하면서 보기 좋게 이런 말을 했다.

“너 혼자 갖고 싶어한 자식이니 실컷 가져라.”

그때 나는 배시시 웃어주는 것으로 그녀의 양보에 보답해 주었다. 솔직히 그 말이 본심은 아니라 해도 듣기 싫지는 않았다. 그래 실컷 혼자 갖고 싶었다. 혼자 알뜰히 키우다가 그놈이 엄마를 찾게 되면 참한 엄마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찰흙으로 곱게 반죽해서 구워낸 엄마를.

 

 

 

/글 김용만·그림 이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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